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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폰을 세 번이나 뺐던 밤, 영화 [노이즈] 솔직 후기 영화 보다가 이어폰을 세 번이나 뺐다. 불을 다 꺼놓은 컴컴한 방 안에서 혼자 숨죽이고 영상을 틀었는데, 귀를 통해 들려오는 그 기괴하고 기분 나쁜 소리가 진짜 우리 집 천장에서 나는 소리인지 아니면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영화 음향인지 도무지 분간이 안 갔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윗집에서 진짜 무슨 일이라도 난 건 아닌가 싶어서 나도 모르게 귀에서 이어폰을 쏙 빼고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게 되었다. 아무도 없는 방에서 혼자 벽이랑 천장을 두리번거리다 보니 괜히 나 혼자 민망해져서 슬그머니 다시 이어폰을 착용했다. 평소에 공포나 스릴러 장르를 꽤 잘 본다고 자부했던 나였지만, 이번만큼은 완전 패배였다. 영화 '노이즈'는 단순히 화면으로 사람을 놀라게 만드는 싸구려 귀신 영화가 아니었다. 우리가 매일 숨 쉬고 잠.. 2026. 8. 13.
영화[신성한 나무의 씨앗]감독의 목숨 건 탈출과 거실 속 권총 한 자루가 남긴 서늘한 잔상 모하마드 라술로프 감독이 정부의 감시를 피해 목숨을 걸고 비밀리에 영화를 찍은 뒤, 국경을 넘어 목숨 건 탈출을 감행해 칸 영화제에 참석했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도대체 어떤 영화길래 한 감독이 자신의 목숨과 인생 전체를 걸고 스크린에 담아내야만 했을까 하는 강렬한 궁금증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평소 중동 영화나 칸 수상작이라고 하면 왠지 모르게 딱딱하고 지루하며, 정치적인 메시지만 가득한 예술 영화일 것이라는 편견을 은연중에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단순히 먼 나라의 정치적 구호를 외치는 작품이 아니었다. 국가라는 거대한 권력과 의심이 가장 안전해야 할 한 가정의 거실 안으로 파고들어, 눈앞에서 가족을 어떻게 무자비하게 무너뜨리는지 보여주는 숨 막히는 스릴러였다. 영화.. 2026. 8. 12.
1편 안 보고 불 꺼놓고 본 영화[메간 2.0] 솔직 후기 1편 안 보고 불 꺼놓고 혼자 봤는데 기분이 이상했다. 방 안의 불이란 불은 전부 다 꺼두고 컴컴하고 어두운 공간 속에서 모니터 불빛 하나에만 온전히 의지한 채 영화를 틀었는데, 초반부터 감도는 묘한 긴장감과 차가운 공기 때문에 괜히 뒷목이 서늘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스마트폰 알림 하나 울리지 않는 한밤중에 혼자 앉아 스크린을 바라보고 있자니, 마치 내가 영화 속 차가운 실험실 한가운데 홀로 덩그러니 남겨진 듯한 묘한 압박감이 온몸을 감쌌다. 원래는 첨단 AI 로봇이 나오는 흔한 SF 흥행 영화 정도로만 알고 아무런 사전 지식이나 기대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틀었던 것인데, 막상 스크린이 켜지고 분위기가 잡히기 시작하자 예상치 못한 순간에 심장이 쫄깃해지는 기이하고 독특한 공포와 알 수 없는 몰입감이 동시.. 2026. 8. 12.
영화[캐리비안의 해적]2003년 극장에서 해골 손을 보고 팝콘을 쏟을 뻔했던 그날 팝콘 먹다가 바르보사 뼈 손이 드러나는 순간 관객석 전체에서 낮게 '헉...' 소리가 동시에 터졌다. 그게 2003년 9월 얘기다. 학교 수업이 끝나고 가방을 대충 메고서 친구 놈이랑 어슬렁거림 끝에 극장표를 끊었을 때만 해도 내가 이런 광경을 목격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솔직히 말해서 그 시절에는 해적 나오는 영화라고 하면 왠지 모르게 지루하고 망할 것 같다는 생각이 먼저 들던 때였다. 날씨는 살짝 선선해지기 시작했던 가을 입구였는데, 그냥 시간이나 때우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어두컴컴한 상영관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자리를 잡고 앉아 바삭거리는 팝콘을 입에 집어넣으며 Screen 위로 띄워지는 오프닝 자막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바다 위를 둥둥 떠다니는 커다란 배와 자욱한 안개가 눈앞에 펼쳐졌지.. 2026. 8. 11.
영화[내 아내의 모든 것] 외로움을 외면했던 나를 깨우다 정인 '외로워서 그래요' 장면에서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스크린 속 정인의 그 절박한 표정과 떨리는 목소리가 내 가슴속 깊은 곳을 그대로 파고들어 쿵 하고 울렸거든. 그 순간 머릿속이 새하얗게 질리면서 '내가 지금껏 뭘 하고 살았던 거지?'라는 서늘한 질문이 뇌리를 강렬하게 스쳐 지나갔어. 영화관에서 내 옆에 조용히 숨죽이고 앉아 있던 아내의 측면 얼굴을 슬쩍 바라보는데, 괜히 가슴 한구석이 아릿하게 아려오고 미안한 감정이 울컥 밀려오더라고. 영화 속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던 그 깊은 외로움이라는 단어가, 사실은 우리 집 거실에도, 그리고 나와 아내 사이에 놓인 그 까마득하고 좁혀지지 않던 공간에도 이미 먹구름처럼 짙게 깔려 있었다는 걸 비로소 깨달았던 거야. 그동안 나는 매일 일터에서 치이고 피.. 2026. 8. 11.
집 거실에서 넷플릭스 영화 [84제곱미터]를 보며 느낀 층간소음의 진짜 공포와 찜찜함 집 거실에서 넷플릭스로 봤는데 층간소음 이야기라 몰입감이 더 진했다. 층간소음 당사자인 내가 이 영화를 집 거실에서 직접 틀어놓고 보고 있으니, 화면 속 이야기가 그냥 남의 일이 아니라 바로 내 머리 위와 발밑에서 일어나는 일처럼 생생하게 와닿았다. 가만히 거실에 누워서 영화를 보다가도 작게 쿵 소리가 나거나 비스듬히 조명이 흔들릴 때마다 괜히 가슴이 쿵쾅거리고 온몸의 신경이 바짝 곤두서곤 했다. 영화 속 주인공 우성이 전 재산과 대출, 심지어 영혼까지 긁어모아 마련한 84제곱미터 아파트에서 밤마다 들려오는 정체불명의 쿵쿵거림 때문에 미쳐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집이라는 가장 편안해야 할 공간이 순식간에 숨 막히는 감옥이자 스릴러 무대로 변하는 순간이 너무나도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나 역시 아파트에 살.. 2026.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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